이정우의 세계철학사 대장정 Ⅸ

칸트 이후 헤겔, 셸링의 철학과 그 의미

강의 개요

칸트는 인간 이성의 한계를 그었지만, 동시에 새로운 철학적 과제를 후대에 남겼다. '선험적 주체'와 '물자체'라는 이원론적 균열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독일 이념론의 철학자들이 등장했다.

셸링과 헤겔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정신과 자연을 통합하는 일원론적 체계를 구축하고자 했다. 이 강좌는 칸트 이후 독일 철학의 정점을 보여주는 셸링의 동일철학과 헤겔의 절대적 이념론을 체계적으로 살펴본다.

세계철학사 대장정의 9번째 여정

계몽과 낭만이라는 두 시대정신이 충돌하고 종합되던 19세기 초 독일. 철학자들은 칸트가 남긴 숙제를 풀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셸링의 발견

자연 속에서 정신을 발견했다. 자연은 단순한 물질이 아니라 정신의 또 다른 표현이었다.

헤겔의 통찰

역사 속에서 정신의 전개를 읽어냈다. 역사는 무작위가 아니라 이성의 자기실현 과정이었다.

셸링 헤겔

이들의 사유는 단순히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가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에 여전히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강의 특징

셸링의 자연철학: 재발견과 재평가

이 강좌의 가장 큰 특징은 셸링의 자연철학을 소홀히 다루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동안 셸링은 헤겔로 가는 '징검다리' 정도로 취급되었지만, 이정우 교수는 셸링의 독자적 사유 체계를 면밀하게 검토한다.

자연 속 인간의 위치, 조직화하는 자연에 대한 통찰은 현대 생태철학의 관점에서도 재평가될 만한 가치를 지닌다.

헤겔 철학의 방대한 체계를 6강에

『정신현상학』, 『논리학』, 『엔치클로페디』라는 방대한 체계를 6강이라는 제한된 시간 안에 입체적으로 훑어본다.

'감각적 확신'에서 '절대정신'까지, '존재론'에서 '개념론'까지의 여정을 따라가며 헤겔 철학의 전체 구도를 파악할 수 있다.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 자유와 예속의 변증법 감각적 확신 절대정신 존재론 본질론 개념론

세계철학사의 맥락 속에서

강좌는 단순히 철학 이론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와 문명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철학사를 균형 있게 조망한다.

이정우 교수 특유의 입체적 시각으로 서양철학사를 세계철학사의 맥락 안에 위치시키며, 독일 이념론이 이후 철학에 미친 영향까지 추적한다.

추천 대상

📚 칸트 이후가 궁금한 분

칸트 철학을 공부했지만 그 이후 전개가 궁금한 사람들에게 최적의 선택이다. 칸트가 던진 질문이 어떻게 계승되고 변형되었는지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 헤겔 입문자

헤겔이라는 난공불락의 성을 공략하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사람들에게 훌륭한 입문 강좌가 된다.

💭 교양인

철학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변증법'이나 '절대정신' 같은 용어를 들어본 적 있는 교양인이라면 그 개념들의 본래 맥락을 이해할 수 있다.

🔍 실천적 성찰을 원하는 분

직장 생활이나 일상에서 느끼는 '예속'과 '자유'의 문제를 철학적으로 성찰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유익하다.

실천적 통찰: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은 단순한 고전 이론이 아니라 우리 삶의 태도를 바꿀 수 있는 실천적 통찰을 제공한다. 현대 사회의 복잡한 문제를 전체적으로 조망하고 싶은 사람, 생태적 관점이나 유기체적 사고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도 셸링과 헤겔의 사유는 여전히 유효한 영감의 원천이 된다.

수강 팁

교재 활용: 이정우 교수의 『세계철학사 3: 근대성의 카르토그라피』(길, 2021) 9장을 교재로 삼는다. 강의를 들으면서 책의 해당 부분을 함께 읽으면 이해도가 훨씬 높아진다.
메모 습관: 강의록이 별도로 제공되지 않으므로, 강의를 들으면서 핵심 키워드를 직접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오디오 참고사항: 1강 1~3교시의 경우 오디오 상태가 다소 불량하여 자막이 제공된다. 처음 수강하는 분들은 자막을 켜고 듣는 것을 권장한다. 4교시부터는 음질이 개선된다.
학습 전략: 헤겔의 『논리학』이나 『정신현상학』은 워낙 난해하기로 악명 높은 저작이다. 한 번에 모든 것을 이해하려 하지 말고, 전체 구도를 먼저 파악한 후 관심 있는 부분을 다시 듣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심화 학습: 강의를 들은 후 헤겔의 원전이나 해설서를 찾아 읽으면 강의 내용이 더욱 깊이 있게 다가온다.
이전 강좌 연계: 피히테를 다룬 이전 강좌를 먼저 수강하면 독일 이념론의 전체 흐름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강좌만 독립적으로 들어도 충분히 의미 있는 학습이 가능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수강후기에서

헤겔은 워낙 난해해서 전공자가 아니면 감히 도전하기 힘들었는데, 이정우 교수님의 강의 덕분에 조금이나마 거대한 체계의 지도를 볼 수 있었다. 6강이라는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헤겔 전공자들도 인정할 만한 깊이와 통찰을 담고 있다.
이전에 셸링을 헤겔의 '전단계'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이 강의를 통해 셸링의 자연철학이 독자적인 의미를 가졌음을 알게 되었다. 셸링의 자연철학에 대한 재평가가 특히 신선한 충격이었다.
직장 내에서 '노예'의 위치에 있다고 느껴 늘 답답했는데, 강의를 들으며 노예의 노동이 오히려 자기의식을 형성하고 자유를 향한 운동이 될 수 있다는 통찰을 얻었다. 철학이 단순히 고전 이론이 아니라 일상과 삶의 태도를 바꿀 수 있는 힘이 있음을 체험했다.
강의록이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과 일부 오디오 품질 문제가 아쉽다. 하지만 관리자 측에서 자막을 추가하는 등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있으며, 교재인 『세계철학사 3』이 강의록을 대신할 수 있다.
수강생 경험의 핵심: 이 강좌를 통해 수강생들은 철학이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라 삶을 변화시키는 실천적 도구가 될 수 있음을 경험했다. 특히 실생활과의 연결성이 높게 평가받았다.

마치며

독일 이념론은 서양 철학사에서 가장 야심찬 기획 중 하나였다. 인간 이성으로 세계 전체를 체계화하려는 시도, 정신과 자연을 하나의 원리로 설명하려는 노력은 그 자체로 경이롭다.

셸링과 헤겔은 이러한 기획의 정점을 보여주었고, 동시에 그 한계도 드러냈다. 이후의 철학자들은 이 거대한 체계를 거부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지만, 독일 이념론이 던진 질문들은 여전히 유효하다.

여전히 유효한 철학적 질문들

우리는 어떻게 자연과 정신을 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가?
객관과 주관의 관계는 무엇인가?
필연과 자유는 어떻게 공존하는가?
역사는 어떤 방향으로 전개되는가?
개인의 의식은 어떻게 보편적 정신과 연결되는가?

이러한 질문들은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중요하다. 생태 위기, 기술 문명의 발달, AI의 등장 같은 현대적 문제들도 결국 정신과 자연, 주체와 세계의 관계에 대한 근본적 성찰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정우 교수의 세계철학사 대장정은 특정 지역이나 언어권에 갇히지 않고 철학사의 역사를 새로 쓰려는 시도다. 이번 강좌는 그 여정의 9번째 이정표로서, 독일 이념론이라는 거대한 산맥을 횡단하는 경험을 선사한다.

6강이 끝날 무렵, 여러분은 칸트 이후 철학의 지형도를 손에 쥐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지도는 과거를 이해하는 도구일 뿐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사유하는 나침반이 될 것이다.